푸른 눈의 한옥 사랑, 쉽지 않은 한옥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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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마지막 한옥마을 북촌 한옥마을을 찾아가다
2010년 08월 29일 (일) 23:13:08      주상호 기자 jsh6294@hanyang.ac.kr

비가 선선히 내리던 아침, 북촌 한옥마을 골목길을 오르며 좌우로 한옥들과 현대 가옥들이 보인다. 언덕 꼭대기에 다다라 전통 한옥 모습의 집 앞에 문고리를 단 대문이 보인다. 데이비드 킬번<서울시ㆍ구로구 67> 씨 부부의 저택이다. 한옥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기 위해 공사 중인 주변 건물들에서 북촌 가꾸기 사업의 씁쓸한 면모를 읽을 수 있다.

영국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던 데이비드 킬번 씨는 1986년 지금의 부인인 최금옥<서울시ㆍ구로구 55> 씨를 만나 1987년 결혼 후 한국행을 택하게 된다. 한국에 들어와 인사동 거리를 거닐던 중 한옥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이후 북촌마을의 한옥을 구입하게 된다.

“한옥의 아름다움에 킬번 씨가 반했을 때는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여러모로 알아보지 않고 한옥을 구입하려 해 조금 당황했어요. 며칠 후 다시 북촌마을에 가서 집을 3채 밖에 보지 않고 바로 지금의 집에 매료돼 구입을 하게 된 것에 다시 한 번 당황을 했죠” 부인은 그 때 당시의 일을 회고하며 웃음을 지으신다.

한국에 오기 전 도쿄, 스페인 등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다는 킬번 씨는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각국의 전통 가옥에 살았다. 이후 한국에 정착해 한옥에서 20여년 살면서 안방에 앉아 비오는 소리를 들으며 바람 부는 것을 느끼는 등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킬번씨가 꼽는 한옥에서만 누릴 수 있는 가장 으뜸가는 것이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 안방 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옥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어요.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지죠” 최 씨의 말이다. 또한 킬번 씨는 “한옥은 수백 년에 걸쳐 이어져온 건축양식으로 주변 자연경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이것이야 말로 한옥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킬번 씨 부부의 한옥에서의 행복한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01년 전통 한옥을 보존하자는 취지의 북촌 가꾸기 사업을 시작으로 북촌 마을은 일그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시는 1976년부터 한옥 보존제도를 수립해 북촌마을을 전통 한옥마을로 남기고자 해왔다. 이에 대해 킬번 씨는 “여러 규제로 인해 집값이 오르기는 커녕, 집을 사려는 사람도 없었어요. 우리가 1988년 집을 샀을 당해 년 우리만이 한옥을 구입한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후 점차 주민들의 반발로 규제가 완화되며 서울시가 규제를 통한 한옥 보존의 실패를 인정하고 북촌 한옥 가꾸기 사업을 실시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북촌 한옥 가꾸기 사업의 기본 목적은 한옥에 사는 주민들이 자율적 의지에 기초해 한옥 보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킬번 씨는 “한옥 보존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오히려 한옥을 부수고 현대가옥을 건설하고 거주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불법도 마다해가며 건물을 부수고 남의 집을 허물었죠”라고 전했다.

실 제로 서울시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북촌 한옥마을, 특히 31번지와 33번지는 한옥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됐는데 1930년대 지어진 한옥들이 유지ㆍ보존되는 곳이다. 그러나 북촌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한옥특별관리구역에서 건물을 신축하고 31번지 킬번 씨의 댁의 담을 고의로 부셨다. “민원을 해봤자 소용이 없었어요. 서울시도 사업진행 담당부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죠.”

이어 최 씨는 2005년 공사 현장을 촬영하던 도중 불의의 사고에 대해 말하며 그 때 당시의 한을 토로했다. 킬번 씨는 29살 때 목을 다쳐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2005년 공사현장을 촬영하던 도중 공사현장 담당자가 밀어 넘어지게 돼 실명 위기에 처했다. 킬번 씨 댁 바로 앞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킬번 씨는 가회동닷컴(www.kahoidong.com) 을 운영하며 가회동의 북촌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을 알리는 중이며 지속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최 씨는 본인의 병마를 이겨내고 남편의 치료를 위해 영국을 오가는 중이며 31, 33번지를 포함한 북촌마을에는 여전히 한옥을 개ㆍ보수라는 명목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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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부터 한옥에서 살아온 나의 한옥 사랑이 이웹싸이트의 계기가 되었다. 현재는 공익을 도모하기 위해 발전해 나가고 있다. 공익을 위하여, 우리는 서울시에 남아있는 전통 가옥인 한옥을 보호하는 데에 생겨나는 문제점들에 대한 문서, 수필, 의견 또 사진들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하회마을과 양동, 이 두 한옥 마을이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 지정지로 인정을 받으면서, 전통한옥은 전 세계의 관심사가 되고있다. 우리는 이 웹사이트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옥이 어떻게, 왜? 계속 파괴되어지는지, 누가 그 책임을 지고 있는지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며 또한 어떠한 조취가 취해져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 웹사이트가 사라지는 서울의 한옥 문화유산의 보호를 돕기 위해 우리 개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David Kilbu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