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동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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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사용이 가능한 이명박 시장에게 보낸 편지.

2004년 11월 7일

http://www.kahoidong.com

이명박 시장님께.

가회동의 미래 The Future of Kahoi Dong

수많은 전통 한옥이 밀집한 곳으로 많은 신축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가회동의 미래와 관련하여 몇 가지 질문과 의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가회동은 또한 제 자신과 제 처(최금옥)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희 부부는 1988년 이 한옥을 구입한 이후 계속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는 지금의 이 집을 처음 본 그 자리에서 계약을 했습니다. 첫눈에 반한 것이지요. 저희 집을 구입했을 당시, 집의 구조적 상태는 양호하였지만, 집을 현대화하기 위한 공사는 거의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적절한 화장실도, 현대식 욕실과 부엌도 없었으며; 전기선이 낡아서 위험했습니다. 연탄을 때는 온돌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해가 염려되었습니다. 이러한 불편도 저희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저희 집이 갖는 한옥의 전통적인 특색을 유지하면서, 저희 집을 현대 생활에 맞게 바꾸기 위해 저희 부부는 많은 노력과 많은 돈을 쏟아 부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이런 종류의 일을 할 건축업자를 찾는 일이 매우 힘들었고 또 비용도 매우 비쌌습니다. 사실, 고유한 한옥 전문 기술을 갖춘 목수를 찾는 일은 거의 불가능 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 일에 들어가는 비용과 어려움은 더 늘어났었습니다. 당시 가회동은 보호지역이었습니다. 대다수의 이웃 주민들은 이런 개발 제한에 대해 항의를 하고 시위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회동 지역 주민들은 한옥을 철거하고 서울 강남에서 볼 수 있는 현대적 주거 지역들과 비슷한 주거 지역을 만들어서 오른 땅값으로 이익을 보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는 이런 목적에 반대했으며, 한옥 동네가 있는 이 지역의 아름다움은 한국의 문화 유산의 일부로 보존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런던 출신의 영국인으로서, 저는 런던이 오래된 건물이 있는 많은 지역을 보존함으로써 도시의 문화와 활력이 어떻게 풍성하게 되었는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런던의 오래된 건물에는 (햄스테드 가든 빌리지 같은) 주거용 건물도 있으며 (코벤트 가든 같이) 상업용 건물도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저희 집을 실례로 삼아 한옥의 특징을 보존하면서 한옥을 현대 생활에 맞게 개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였으며, 한국을 잠시 방문하는 학자들, 건축가들, 학생들, 그리고 여행객들을 저희 집에서 대접하였습니다.

All Nippon Airways (ANA 항공사)

1990년 일본 최대항공사인 ANA 항공사는 기내용 잡지인 'Wingspan' (윙스팬)에 게재될 기사로서 저희 집과 가회동에 관한 기사를 써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제 기사는 1990년 9월호에 실려 ANA 항공사의 모든 노선에서 배포되었습니다. 이 기사의 사본을 첨부해서 보냅니다. 이 기사는 제 개인 홈페이지에도 올려 놓았습니다. 제 기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에 발표된 최초의 글로서 한옥에 대한 장문의 영어 기사이었습니다. 이 기사의 사본을 참조용으로 첨부합니다(증거물 1). 저는 언론인으로서 많은 시간을 많은 국가를 다니면서 보냈습니다. 과거 40년 동안 유럽,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북미, 남미 그외 수없이 많은 나라들을(50여개국)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세계 여러 곳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과 친구들을 응접할 수 있는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Tea Museum (차 박물관)

제 처와 저는 2001년 Tea Museum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압구정동에 본점을 둔 이 회사는 시장님의 집무실 근처에 있는 명동 롯데백화점 지하 1층 매장을 비롯해서 세 군데의 지점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Tea Museum의 목표는 다른 나라의 차문화와 차와 관련된 역사를 한국에 소개하는 것입니다. 저희 부부는 여러 국가의 차 재배자들로부터 직접 고급차와 허브를 수입 및 판매함으로써 이러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또한 새로운 종류의 차를 개발하기 위해 일부 국가의 차 재배자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스리랑카를 방문했는데 그곳의 차 생산업자가 새로운 백차를 제 이름을 따서 "킬번 임페리얼"이라고 명명하여 Tea Museum in Korea를 명예롭게 한 바 있었습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 이야기를 자신들의 공식 웹사이트에 실어놓았습니다. 증거물2를 보시면 이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저는 한국에서도 차를 재배하는 농가와 협력하여 독특한 새로운 차를 개발하고 문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저희 부부는 한국 및 다른 국가에서 오시는 손님들과 방문객들을 제대로 맞아 들이기 위해, 한옥의 정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올해 집을 일부 개조하고 수리하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계획도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저희 부부에게는 지난 여덟 달은 실로 악몽이었습니다. 엄청난 악몽의 연속 사건은 금년 4월 11일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날 아침 일찍, 저희 부부는 잠자고 있는 방의 지붕 바로 위에서 나는 와르르 쿵쿵거리는 엄청난 소음과 고함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인부들은 가회동 ##-##번지에 있는 이웃집을 부수기 시작하였었고 저희 부부에게는 아무런 사전 경고와 협조 요청도 없이 저희 집 지붕을 작업 구역의 일부로사용하기로 작정하였었습니다.

XXX씨와 YY건설회사

저희는 ##-##번지에 사는 집주인인 XXX씨에게 현장에 일하는 이를 통해 전화를 걸어 4월 12일에 곧 만나기로 했습니다. 집주인은 스웨덴인 남편인 XXXX씨, 십대의 아들 두 명, 그리고 새 집을 짓기 위해 고용한 YY 건설회사에서 나온 이씨와 함께 왔습니다. 저희는 4월 11일 아침에 일어났었던 일을 설명했습니다. XXX씨와 그녀의 남편은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약속했습니다. 저희는 작업 현장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돕거나 협조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또한 건설회사가 저희 부부의 재산권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앞으로 공사 계획에 저희 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나 함께 상의하고 싶은 문제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웃집 주인 부부는 그런 문제는 없으며 (이 대화기간 동안 계속 방안에 있었던) YY의 이씨에게 이 문제에 관해 엄중하게 일러두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또한 이웃집 부부에게 31-79번지 집의 법적인 소유주는 제 부인 최금옥이라고 알려준 뒤, 의논할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제 아내와 연락을 취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연락이 잘되도록 하기 위해서 전화번호는 물론, 이메일 주소도 알려주었습니다. 이날의 만남은 잘 마무리 되었고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후, YY는 저희 집 북쪽 담의 일부를 파괴했으며 서쪽에 있는 담도 파괴했습니다. 나중에 그들은 서쪽 담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벽을 지탱했던 기초와 담 밑에 있었던 홈은 모두 남아있습니다. YY는 저희 집 서쪽과 북쪽 지붕의 빗물 홈통을 모두 부쉈습니다. 그 결과,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물이 집안으로 스며듭니다. 이 홈통은 저희가 31-79번지의 집을 구입하기 20년 이상 전에 처음 설치한 것이었습니다. 건설업자는 ##-##번지의 서쪽에 지하층을 만들기 위해 우리집 축대를 건드리면서 0간격으로 포크레인으로 땅을 매우 깊게 팠고, 저희 집 기초의 일부를 신축 공사에 편입시켰습니다. 이 작업이 거의 끝날 무렵, 그 업자는 콘크리트에 여러 화학물질을 지하실 방수 용도로 뿌렸고 작업 중 발생한 연무가 저희 집으로 퍼져 들어와서 저희 부부는 매우 불쾌하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이웃집 주인이 저희 부부와 그 문제들에 대하여 협의를 거부한 이후 저희 부부는 종로구청에 이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종로구청 건축과 담당 공무원들은 ##-##번지에서 시행중인 공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허가를 받은 계획에 근거한 공사이기 때문에, 그러한 공사는 적법하고 적절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YY와 ( 이름 )그리고 심지어는 종로구청 담당자 X까지도 오세순씨와 함께 이 공사에 관해 협의한 적이 있으며 그녀가 모든 파괴 작업에 입회하고 동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어낸 거짓말입니다. YY는, 어떠한 경우에도, 31-79번지의 집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동의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법적 소유주인 최금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YY는 더 참지 못하고 시끄럽다며 계속적으로 폭력을 가하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증거물 3은 이 모든 점을 잘 설명해주는 사진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진들도 조사를 위해 제시할 수 있습니다. 증거물 4는 종로구청에 제기한 민원과 답변을 포함하고 습니다. 마지막으로 증거물 8은 경찰에 제기한 민원입니다.

건강상의 문제

화학 성분이 포함된 연무와 소음, 먼지, 쓰레기에 시달리고, 계속해서 발생하는 충격적인 사건들을 접하게 되면서, 저희 부부의 건강은 악영향을 받았습니다.

저희가 모시고 있는 제 장모님인 오세순 여사는 70세가 넘은 고령으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제 장모님의 건강은 4월 이후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건강한 편이지만, 지난 6월 30일에 일본 출장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구급차로 히로종합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그 후에도 계속 외래진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저를 진료한 F.I Shane박사는 한국에서 있었던 사건들이 제가 쓰러진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증거물 5는 Shane박사의 소견서와 오세순 여사의 건강 상태에 관한 증빙 문서입니다.

김기덕 감독

6월 24일에 김기덕 감독이 저희 부부에게 연락해왔습니다. 그는 신작 "빈집" 촬영을 위해 한옥을 찾고 있었습니다. 김 감독은 제게 영화의 성격을 설명한 뒤 한국 정신을 제일 잘 반영하는 한옥을 가회동에서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제 집이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했고, 따라서 영화촬영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즉시 합의했습니다.

가회동 ##-##번지에서 공사가 진행 중임을 고려하여, 저희 부부는 영화를 촬영하는 짧은 기간 동안 공사로 인하여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는데 종로구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김기덕 감독의 제작팀 대표와 함께 종로구청을 방문했습니다.

종로구청의 건축과 담당X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는 종로구청은 영화촬영을 돕거나 공사를 연기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자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면서 자기 사무실에서 나가달라고 말했습니다.

공사소음과 가회동 ##-##번지에 비계를 설치하는 작업으로 인한 소리는 저희 집까지 크게 들렸고 공사현장도 집에서 쉽게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문제가 생겼지만 "빈집"의 세 장면은 저희 집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저는 한국정부가 서울이 아시아의 가장 중심이 되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세계의 중심 도시들은 현대식 공항과 편리한 호텔 그리고 고속 인터넷 외에도 많은 것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한 도시들에는 역사적 전통과 그 전통을 현대적 세계와 관계를 맺게 하는 능력을 모두 반영하는 풍부한 문화적 삶이 있습니다.

저는 김기덕 감독이 매우 뛰어난 창의력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이미 그 창의성을 인정받아 해외 영화제에서 여러 번 수상했으며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은 찬사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기관인 종로구청 건축과 담당X가 해외에서 그의 영화가 상을 받고 작품을 통해 서울의 현대적인 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기여하는 한국의 창의적인 예술가를 도우려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저는 정말로 매우 놀랐습니다.

시장님도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김기덕 감독은 올해 11일간의 베니스 영화제 폐막일에 작품 "빈집"으로 최고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2월 베를린 영화제에서도 같은 상을 받았습니다. 베니스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는 칸느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입니다.

서울시 한옥보존개발부와 종로구청 건축과의 공무원들이 최소한 중심 도시가 되는데 무엇이 필요한 지를 보다 잘 이해할 때, 서울은 진정한 아시아의 중심 도시가 되려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집을 개조하고 보수하려던 계획도 거부당했습니다.

증거물 6의 건축 도면은 저희가 가회동 31-79번지의 집을 어떻게 개조하고 복원할 것이었던 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축가를 통해, 저희는 이 계획의 승인을 종로구청에 신청하였으며 예상 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3천만원의 보조금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종로구청은 "저희가 원래의 조선시대 건축물을 훼손할 것이다" 라며 승인을 거부했으며 저희 집의 공사에 대해서는 일체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종로구청이 말하는 조선시대의 특징물들은 모두 저희가 7년전에 공사했던 것이었습니다. (증거물 1) 윙스팬 기사용 사진을 찍을 당시인 1990년에는 그러한 조선시대 특징물들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사실은 그 기사를 보여주는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종로구청은 나의 집 건축가를 구청에 들어오라 하며 YY와 XXX이가 31-79(우리집)에 입힌 피해 문제를 해결할 경우, 계획을 승인하고 보조금을 주고 건축허가를

내 줄 것이라 해서 저희 건축가는 최금옥씨가 이일로 많이 상심하시므로 나는 중계를 설 수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31-79번지 집을 복원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 해서 저의 건축업자는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면 않하겠다고 구청직원에게 말하고 저희들에게도 알려왔습니다. .

7월 2일 오후 5시 30분에, 종로구청 건축과 담당X는 제 아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개인적인 장소에서 밤 늦게라도 만나자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만남의 목적은 무엇인지를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 아내는 X에게 휴대폰 번호를 알려준 적도 없고 정부 공무원이라고 하기엔 X의 행동이 매우 의심스러웠기 때문에 이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종로구청 담당자X는 7월 5일에 비슷한 용건으로 또 다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저희는 가회동 ##-##번지의 공사는 서울시 보조금을 사용하여 비용 일부를 충당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공사는 잘 지어진 오래된 집을 완전히 파괴하였을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지하실을 만들기 위해 땅을 깊게 팠었으며 보강 콘크리트를 사용하였는데 이 중 그 어느 것도 조선시대의 건축공법이 아닙니다.

저희는 가회동의 재건축과 현대화에는 아무런 반대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회동 개발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왜 종로구청과 서울시는 유일한 서민 문화의 유산인 북촌 한옥마을을 보존하자는 문화 취지에 국민의 세금으로 한옥 파괴하는데는 지급하는 보조금을 그들의 파괴 사업으로 인해 잘 가꾸고 있었던 우리집 한옥을 균열과 파괴로 몰고 있는 이 공사는 지급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2004년 10월 28일

10월 28일 오전 저희 식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 때 갑자기 큰 소리가 났고 집이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밖으로 뛰어나와 가회동 31-98번지 공사를 하는 건설업자가 바로 저희 집 벽을 따라 깊은 구멍을 파고 저희 집 기초의 하부를 잘라버리는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YY 건설회사의 이씨가 이 작업을 감독했습니다. 이는 증거물 7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씨는 손을 흔들었고 그의 인부들은 "No Speak English(영어 못해요)"라고 외치면서 웃기 시작하였습니다.

경찰에게 전화했으나 경찰은 출동을 거부했습니다.

종로구청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민원실 X가 10월 29일에 현장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는 그 상황이 저희 집에 매우 위험하지만 YY 건설회사가 하던 작업을 계속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종로구청에서 나온 다른 담당자 X는 10월 30일에 현장을 방문하여 피해를 살폈습니다. 종로구청 건축과가 이 공사를 중단시킬 권한이 있다고 말했지만, 또 다시 종로구청은 YY에게 중단을 명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4월 12일에 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씨와 YY 건설회사는 또다시 저희 부부에게 어떤 상의나 경고도 없이 저희 집에 분명히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본 공사를 착수했습니다.

서울의 비전

서울시청 홈페이지는 "서울의 기적"으로 이끌 세 가지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보통시민을 위한 따뜻한 서울, 경제적 활력이 가득한 활기찬 서울, 그리고 인간중심의 편리한 서울이 그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살고 싶어하는 도시가 바로 이런 도시일 것입니다.

저희는 특혜나 특전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올해 4월 11일까지 지내올 수 있었던 것처럼, 평화롭게 살면서 저희의 문화활동을 영위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YY 건설회사와 종로구청이 왜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종로구청 공무원들이 YY 건설회사를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지, 그리고 저희 부부가 시민으로서 갖는 권리뿐만 아니라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는 사회에 존재하는 법까지도 무시할 수 있는 권력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시장님, 이 사건을 조사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바는 간단합니다. 첫째, 조용히 평화롭게 살고 싶으며, 둘째, 저희가 입은 피해를 바로 잡고, 셋째, 저희 집을 개수하는 것입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데이비드 킬번과 제이드 킬번 드림

추신

7월 11일에 다음과 같은 이메일과 함께 동일한 편지를 시장님께 다시 보내 드렸습니다.

이명박 시장님께.

"가회동의 미래"란 제목으로 2004년 11월 4일에 보내드린 제 편지를 시장님이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편지를 받지 못하셨을 경우를 대비하여 이메일로 보내 드립니다. 시장님이 편지를 받으셨는지 궁금해하는 이유는 문제가 줄곧 악화일로에 있으며, 상황이 개선되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앞으로 몇 달 내에 가회동 31번지에 있는 (저희 집을 제외한) 모든 전통한옥이 파괴되어 있을 것입니다. 옛날 전통한옥이 있던 자리에는 건축법규의 허점을 이용하여 새로운 2층 건물이 들어설 것이며 서민문화의 유산인 북촉 한옥마을은 순식간에 유흥가로 변하고 있습니다. 새집을 짓기 위한 공사가 계속해서 저희 집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관계 공무원들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저희 집뿐만 아니라 북촌 한옥마을 전체가 점점 더 심각한 피해를 받을 것입니다.

가회동에 서울의 유산을 보존하려는 시장님의 참뜻을 투기적 건설회사들과 서울시 한옥자문위원회와 종로구 공무원들이 배반하고 있습니다.

이에 편지 원문을 다시 보내 드립니다…

시장님의 배려에 감사합니다.

데이비드 킬번 드림

지난 11월의 편지 원문과 함께 시장님에게 제출한 증거물

1. 윙스팬 기사: "최금옥씨의 집" 1990년 9월호

2. "킬번 임페리얼"과 Tea Museum에 관한 뉴스신문 기사

3. 4월-7월 동안의 YY건설회사의 행태

4. 종로구청에 제기한 민원과 종로구청으로부터 받은 답변

5. 데이비드 킬번 및 오세순씨에 대한 의사의 진료 소견서

6. 31-79번지 한옥의 복원을 위한 건축도면

7. 10월 28일에 시행된 YY건설회사의 지하굴착 터파기 공사

8. 경찰 조사서

9. 가회동 31-79번지 한옥의 현재 모습